메타의 부사장 니콜라 멘델슨 / Courtesy of Max Lacome
메타의 부사장 니콜라 멘델슨 / Courtesy of Max Lacome

페이스북으로 시작해 이제는 글로벌 비즈니스 그룹이 된 메타의 부사장 니콜라 멘델슨은 패션이 늘 이야깃거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안다. 또한 메타버스가 패션의 이야깃거리를 풀어놓기 좋은, 오감을 활용하는 플랫폼으로 부상 중인 것 또한 잘 알고 있다. 그리고 메타버스가 이제 막 전자 상거래를 도입한 것과 대조적으로 패션 산업은 메타버스의 가능성을 일찍이 받아들이고 시도해왔으며 그 가능성은 앞으로도 더 열려 있다고 말한다. 

예약도 할 수 없고 1등석도 없는 뉴욕의 지하철이 모두에게 동등하듯이 메타버스 또한 공평한 경쟁의 장이다. 단지 가상 세계일 뿐이다. 열세 살짜리가 차세대 마드무아젤 샤넬이 될 수 있고, 패션 에디터나 유명 인플루언서가 아니더라도 이 패션 위크에서 저 패션 위크로 쉴 새 없이 옮겨 다닐 수 있다. 마음만 먹으면 어떤 차원의 공간도 만들어낼 수 있는 가상 세계에 발렌시아가의 살롱이 문을 연다면 2022년 가을/겨울 쿠튀르 쇼의 종처럼 부푼 드레스를 보기 위해 모인 더 많은 사람을 수용할 수 있을 것이다.

패션 기업이 메타버스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바타 의상 제작 뿐만이 아니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미팅과 토론의 장을 여는 것 또한 가능하다. 가상의 작업 공간인 메타의 호라이즌 워크룸 VR 스페이스 덕분. 산토리니 해변가에 누운 채로 아바타끼리 다음 시즌에 대한 계획을 세우거나 다양한 협업도 성사시킬 수 있다.

메타버스에서 무엇이 가능한지, 다음에는 무엇이 있으며 다른 산업의 케이스를 통해 패션이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에 대해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다. 그리고 그중 한 명이 바로 메타의 니콜라 멘델슨이다. 그녀와의 인터뷰는 처음부터 끝까지 메타버스 내에서 이루어졌다. 정확히 말하면 호라이즌 워크룸에서 나와 그녀의 아바타가 나란히 앉은 채로 말이다.

 

WWD KOREA(이하 WWD) 많은 패션 브랜드가 메타버스의 아바타를 위한 의상 제작에 집중하고 있다. 지금 우리가 호라이즌 워크룸에서 인터뷰하고 있는 것처럼 내부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메타버스를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NICOLA MENDELSOHN(이하 NICOLA) 그것이 바로 상상이 현실이 되는 순간이다. 나도 호라이즌 워크룸에서 매주 리더십 팀 미팅을 하고 있다. 내 가상 사무실인 셈이다. 당신의 사무실과 내 사무실은 전혀 다른 모습일 수 있다. 도시, 호수, 알프스산맥 등 원하는 배경을 고를 수 있으니까. 이 가상 공간의 매력은 전 세계 여러 도시의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왼쪽에 있는 사람이 말하면 모두가 그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점이다. 현실에서 우리가 그러듯이 말이다. 그 사람이 테이블 끝에 있다면 모두가 그곳을 쳐다보기 때문에 기존과는 또 다른 방식으로 추억을 만들 수 있다. 줌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고 그래서 추억을 남기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이 공간은 함께 일하고 아이디어를 내고 발전시키는 방식이 굉장히 독특하다. 일어나서 글자를 쓸 수 있는 화이트보드가 있고 ‘아하, 이게 있구나’라고 인식하면서부터 모든 것이 시작된다.


WWD 내 아바타가 당신 아바타 옆에 가상으로 앉아 있는 지금, 내가 느끼는 것과 꽤 비슷하다. 하지만 ‘아하’ 하고 깨달은 다음에는 브랜드가 메타버스의 소비자에게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그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NICOLA 패션 회사의 관점에서 소비자가 오늘 무엇을 하고 있는지 관찰하고 어디서 그들과 연결 고리를 만들 수 있을 지 생각해야 한다. 기업은 궁극적으로 더 많은 상품을 판매하기를 원한다. 우리는 점점 더 많은 브랜드가 메타버스에서 판매를 일으키려 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 접근 방식의 한 가지 예는 패딩을 가상으로 입어볼 수 있는 갭(GAP)의 인스타그램 필터다. 재미있는 만화 캐릭터의 다리가 실제 다리를 대신하는 것에 대해 우리가 함께 농담했던 그 필터 말이다. 갭은 그 필터의 아바타 버전을 만들어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피드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방식으로의 변화 과정 중에 우리가 본 것은 이런 것들이다. 사업, 브랜드, 어떤 분야에 속하든 모두가 바로 지금 고객이 있는 그 자리에서 상품을 팔기 원하고 내일은 그들이 어디에 있을 것인지 알고 싶어 한다. 그렇기에 패션 기업이라면 호라이즌 월드 같은 가상 공간에 어떻게 고유의 세계를 구축할지 생각해봐야 할 때다. 브랜드를 중심으로 커뮤니티를 만들고 팔로워나 팬이 모이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한 시기니까. 몇몇 패션 하우스의 경우 고객과의 사이에 분명한 커뮤니티 의식이 존재한다. 메타버스에서 패션쇼를 여는 것을 고려 중인 브랜드도 많다. 흥미로운 점은 그들이 그동안 너무 무겁다거나 하는 물리적인 이유로 현실에서 사용하지 못한 소재와 아이디어를 가상 공간에서 시도하고 있다는 거다. 메타버스에서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


WWD 메타버스에서 본 것 중 가장 이상한 것은 무엇인가?


NICOLA 정말 특이한 공간이 많은데 각자 판사, 기자, 변호인역할을 맡아 호라이즌 월드에 가상 법원을 세운 것을 본 적이 있다. 사람들은 단순히 구경하고 시간을 때우는 목적 외에 그 법정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보기 위해 모였다. 크리에이터들이 가라오케를 만들어 노래 대회를 연다든가, 함께 휴식을 취하고 명상을 하기 위해 공동체 정원을 지은 것도 흥미로웠다. 이 모든 것은 왜 점점 더 많은 기업이 가상 공간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메타버스 최고 책임자를 고용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WWD 하이엔드 브랜드가 메타버스에서 스토리텔링하는 방법에는 어떤 게 있을까?


NICOLA 특정 브랜드를 언급하는 건 적절하지 않지만 설명을 위해 하나의 예를 들겠다. 마차가 있는 에르메스 로고를 보고 있노라면 그 마차가 실제로 눈앞에 나타나는 상상을 하게 된다. 우리를 태우고 100년 이상을 거슬러 올라가(정확히 185년 전) 창립자 티에리 에르메스가 브랜드의 기반을 설립한 당시로 역사 여행을 떠나는 상상 말이다. 이제 실제로 모든 감각을 동원해 그 이야기를 경험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그 이야기에 생명을 불어넣을 수 있는 완전히 차원이 다른 방법이 생긴 것이다. 이전에는 불가능해 보였던 수많은 방식으로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게 되었다.


WWD 레이밴 선글라스의 시착 필터처럼 하이엔드 브랜드 사이에서 AR 필터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어떤 AR 필터가 있고 무엇을 기대할 수 있나?


NICOLA 크리에이터들이 직접 필터를 커스터마이징해서 출시할 수 있는 스파크 AR(Spark AR) 이펙트가 있다. 브랜드와 크리에이터 모두 자신만의 필터를 쉽게 만들 수 있도록 계속해서 발전시키고 있다. 자신의 회사나 브랜드를 위해 필터와 AR 이펙트를 만들어본 적이 없다면 시도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소비자가 즐겨 참여하기도 하고, 제품 판매와도 이어져 강력한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흥미롭게 여기는 한 가지는 메타버스 내의 다양성이다. 스파크 AR의 크리에이터 중 반 이상이 여자라는 사실은 상당히 고무적이었다. 그동안 디지털 플랫폼에 일어난 변화 과정에서 늘 남자가 수적으로 우세한 것을 봐왔기 때문이다. 진정한 의미에서 ‘모든’ 소비자가 참여하는 메타버스인 동시에 초기 단계부터 창의력과 다양성에대한 비전을 실현하고 있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만하다.


WWD 기업에 AR 필터 최고 책임자도 필요할까?


NICOLA 그것보다 훨씬 간단한 일이다.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개선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에 위드심플리시티(withSimplicity)라는 소규모 화장품 기업이 있는데 팬데믹 동안 매출이 좋지 않았다. 창립자는 자구책으로 사람들이 제품을 시험해볼 수 있도록 AR 이펙트를 만들었고 그 필터 덕분에 판매량이 엄청나게 증가했다.
WWD 새로운 디지털 기술이 소외 계층이 겪는 격차를 해소할 거라고 말한 적이 있다.


NICOLA 메타버스에서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의 중심에 다양성과 평등성, 포괄성을 두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하고 있다.우리 아바타가 메타버스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즐기고 교류하는 수십 억의 사람을 충분히 반영하는지에 특히 주의를 기울인다. 우리가 보유한 아바타의 버전은 5조 가지에 이르며 모든 종류의 눈과 헤어스타일, 복장이 있다. 누구나 자신의 모습을 반영해 아바타를 만들 수 있도록 휠체어와 보청기 같은 아이템도 구비했다. 의식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고려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한다.


WWD 지금부터 연말까지 패션과 관련해서 메타버스에 기대할 수 있는 성장은 무엇일까?


NICOLA 무엇을 해야 할지 알고 싶다면 우선 직접 해봤는지 물어보고 싶다. 몇 년 전부터 무언가를 시도해온 사람도 있고 당신과 내가 한 경험도 각기 다를 테니 말이다. 실제로함께하고 서로 존재감을 느끼면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상상하는 것은 매우 다른 경험이다. 무엇보다도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직접 겪어보라는 것이다. 어떤 공간이 있는지, 사람들이 거기서 무엇을 하고 듣고 배우는지 봐야 한다. 그러고 나면 오늘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모든 것이 가능해질 가상 공간이 우리를 어디로 데려가고 거기서 무엇을 경험하게 될지 가닥을 잡을 수 있다. 궁극적으로 또 다른 방식의 스토리텔링이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이야기를 전달할 때 여러 감각을 동원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연구 중이다.


WWD 패션 브랜드들이 메타버스 내의 다른 산업에서 배울 점은 무엇인가?


NICOLA 패션 외에 다른 분야의 브랜드도 호라이즌 월드에 관심을 갖고 실제로 브랜드 공간을 짓고 있다. 웬디스(Wendy’s) 같은 경우 첫 가상 웬디스 레스토랑을 경험할 수 있는 웬디버스(Wendyverse)를 만들었다. 웬디스를 좋아하는 이들이 함께 시간을 보내고 게임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메타 플랫폼의 모든 제품군을 활용했다는 점이 흥미로운데, 사실상 대규모의 브랜드 캠페인으로 볼 수 있다. 스트림 비디오도 있고 스토리와 릴스도 사용하며 미국 대학 농구 시즌에는 VR을 활용하기도 했다. 이 캠페인은 5200만명의 사람을 끌어들였다. 최근에는 NBA와도 캠페인을 진행했다. 팬들이 모일 수 있는 ‘NBA 레인’이라는 새로운 세계를 호라이즌 월드에 만들었다. 팬들이 모여 서로 교류하고 내기를 하거나 하이라이트 경기를 보는 등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래리 오브라이언 챔피언십 트로피도 이곳에 보관되어 있다! 사람들이 트로피를 들고 가상 셀카를 찍어 친구들과 공유할 수 있도록 VR로 재현했다. 전 세계 곳곳에서 몰려든 팬들이 그 흥분되는 순간을 재현하곤 한다.


WWD 미래의 메타버스와 관련해 꿈이 있다면 무엇인가?


NICOLA 모바일 인터넷 덕분에 사람들은 물리적인 제한에서 벗어나 일하고 배우고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게 되었다. 메타버스는 더 많은 것을 가능케 할 것이다. 우리의 희망은 향후 10년 동안 수백 명의 크리에이터와 개발자가 일하는 방식에 변화를 가져오고 수천억 달러의 디지털 상거래를 일으키는 것이다. 특히 교육과 의료 서비스 분야에서 잠재적인 사회적 이익이 방대하다고 본다. 외과의사 지망생은 실제 환자를 수술하기 전 VR로 수술을 연습할 수 있을 것이다. 학생은 실제로 살고 있는 곳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이나 시대의 시장을 방문하고, 길거리를 걷고 소리를 들으며 지리와 역사를 공부할 수 있다. 역사적인 도시나 건물이 지어지는 것을 눈앞에서 보고 배울 수도 있다. 메타버스가 직업과 교육, 의료 서비스에서 계층의 격차를 해소할 뿐 아니라 다양하고 포괄적인 사회를 약속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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